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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기러기목

천수만 청둥오리 암컷의 위장기술

by 산들강 2010. 11. 11.

청둥오리는 매우 흔해서 사진을 잘 올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오늘 포스팅하는 자료는 촬영한 저에게는 상당히 의미가 있더군요.
천수만에 흑두루미 촬영차 들렀을 때의 일입니다. 흑두루미 150여마리가 왔다는 건 아래 포스팅을 참조하세요.
 - 겨울진객 흑두루미를 천수만에서 만나다 => http://oks03.tistory.com/440 -

흑두루미 촬영을 끝내고 방조제를 거의 다 둘러보고 나니 오후 5시가 넘었더군요. 저 딴엔 천수만을 한번 둘러볼거라고 차에서 내려
제방에 올랐습니다. 새들이 많이 왔나하고 보고 있는데...

앞쪽 5m지점에 작은 도랑에 물이 약간 흐르는 곳에 뭔가가 움직이는 모습이 보입니다.
엉! 뭐지... 순간적으로 감이 오더군요. 카메라를 꺼내고 엎드렸습니다. 청둥오리 암컷이 위장을 해서 숨어 있더군요.
위장을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 무심코보면 그냥 지나가겠더군요.



다음 장면을 날개를 펴고 위장한 모습이 "나 여기 없으니 가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군대서 보는 포복, 얼룩무늬의 위장기술이 대단합니다. 날도 제법 저물고 해서 정말 쉽게 관찰이 안되더군요.



한참을 그렇게 있으니 이놈이 제가 간줄 알고 살살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아마도 청둥오리도 저를 보기가 쉽지는 않은가 봅니다.



물결만 없으면 새가 있다고 생각도 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고개를 쭉 빼고 살살 움직이는 청둥오리...




억! 눈이 마주쳤습니다.


계속 있다간 청둥오리가 열받을 것 같아서 나왔습니다. 제방에 엎드린 관계로 뒤로 철수하긴 쉽더군요.
잘 살아야할텐데...

위 사진들은 캐논 DSLR 카메라 500D와 망원렌즈 100-400mm로 촬영한 것입니다.
지금까지 산들강의 새이야기 였습니다. 모두 행복한 하루되세요.